작년 말에 현복이, 지영누나, 그리고 혜영이와 스키장에 가야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스키를 타본적이 없는지라 기회를 만들어 본것으로, 이번엔 평소와는 다르게 리조트 무료 숙박권이라는 아이템이 있었기에 좀 더 럭셔리한 계획을 짰다.
허나 강촌 리조트에 연락해 보니 2월 말까지 주말은 예약이 벌써 꽉찬 상태 ㅠㅠ
하는 수 없이 찜찜하긴 해도 3월 첫번째 주 주말에 스키장에 가기로 했다.
올 겨울은 2월인데도 춥지 않고 꼭 봄과 같았다. 얼마전에 눈 대신 비가 오기도 했었다.
그래서 더 찜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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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에 일기 예보 기상 캐스터 왈
"주말에 전국적으로 30-70mm 정도의 비가 내려..."
음...으아아아아 침통한 신음 소리와 절규가 절로 튀어 나왔다.
"에이 몰라, 그래도 가는겨 ~ ! 얼마가 고대해왔던 스키장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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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우리는 계획대로 강촌 리조트에 도착했다. 방 키를 받고 방에 짐을 풀러두려고 엘레베이터를 탄 순간 우리는 느낄 수 있었다. 야간 스키를 탈까도 했는데, 고기 냄새를, 그것도 최고급 삼겹살이 구워지는 냄새를 엘레베이터에서 맡자마자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그래, 우리도 일단 먹고 보는거다 !!"
우리도 고기 꽤 좋은거 사왔다 이거야.
머 살때는 당연히 다 먹을 수 있겠지 하고 산 건데 생각보다 고기양이 상당했다.
물론 배가 아주 부르진 않았다 -_-; 식탐 4명이 있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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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배를 채우니 슬슬 졸린데? 내일 자고 일어나서 스키타러 가자 ~"
다들 대답은 '응'으로 만장일치.
음 오전만 해도 구름이 꽉 끼었었는데, 지금은 구름도 안보이고 보름달이 보이잖아!?
내일 오전에 스키타는데는 지장 없겠구만! ㅋㄷㅋ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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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6시,
눈이 버럭 떠지더라. 날씨 확인. 음 날씨 좋아. 어 나 혼자 일어 났네?
밥 먹고 늦장 부리다 보니 어느새 9시 -_-;;;
음 이젠 햇빛이 쨍쨍 비취는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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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체크 아웃이 12시 까지기 때문에 얼렁 나와 체크 아웃을 하고 스키장으로 향하였다.
금요일날 온 비로 인해 스키장의 상태가 매우 안 조타 -_-;
(대략 스키어, 보더가 10명 정도만 보였다)
스키장의 눈이 완전 녹아서 곳곳에 흰색이 아닌 얼음의 색깔을 띄고 있었다.
하지만 좋아. 그래도 스키를 타면 되니깐 !!
어정쩡한 시간에 나온 관계로 오후 티켓을 끊어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기다렸다.
치사하게 눈 상태가 그렇게 좋지도 않고, 사람도 없는데, 스키장은 제 값 다 받겠다고 그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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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리프트권은 12시 30부터 시작. 이제 옷도 갈아 입고, 장비 빌리고 하려고 표를 구입하려는 순간.. 부슬비가 오는 것이다 !!!! ;;;;;
이번 시즌의 마지막 스키 기회일 것 같다 vs 돈 아까비 ㅠㅠ
결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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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스키장에 가고도 스키를 못 타고 돌아온 사람은 아마 우리들 뿐?
어제 저녁에 스키를 탔더라면, 아니면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탔더라면 ㅠㅠ
그래도 재미있게 놀다 왔고, 참 기억에도 많이 남을 듯 하다.
그 동안 찍은 사진을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려야지.